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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강사라면 제발 강의를 위한 강의를 들어라-(서론편)

나는 20세 중반에 학원강사로 중학생들의 수학, 과학을 맡아 가르친 경험이 있다. 이때 내가 일했던 지역은 흔히 말하는 부자동네가 아니었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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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나는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한 5가지 필수요소 <강사, 수강자, 목적, 지식, 전달>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했다. 

하나씩 생각해보자.

 

강사란 무엇인가?

우리는 살면서 원하든 원치 않던 강의를 듣는다. 수없이 많은 '강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우리 앞에 서서 강의를 한다. 여러분은 강의를 들으면서 좋았던 적이 얼마나 있는가? 나의 경우 기준이 높아서 인지, 내가 까다로워서 인지 모르겠으나 그리 좋은 강의는 많지 않았다. 때때로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강의나 수업에 이런 강사를 만나는 것은 너무도 힘들 일이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한 시간에 얼마를 받았을까? 언제 끝날까? 점심은 뭐 먹지?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면 오늘도 좋지 않은 강사에게 시간을 빼앗기는 중인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강사와 그렇지 않은 강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좋은 강사는 시간에 예민하다. 강의시간은 수강자와 약속된 시간이다. 이 사람은 강의의 시작과 끝맺음을 정확이 하고 자신이 전달할 내용에 대한 시간대별 기승전결이 있다. 자신의 강의를 통해 수강생들이 무엇을 얻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하며, 강의시간 중 우리의 여정이 어디로 가는 중이며 어떻게 끝날지 감을 준다.

이런 강의는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지며,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시간은 절대적인 기준이지만 때로는 상대적인 기준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강의는 수강자들이 내어준 귀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한 시간짜리 강의를 50명 앞에서 해야 한다면, 당신은 50시간짜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내 시간의 가치를 기억하라. 수강자가 당신의 강의시간을 길게 느낀다면 이를 고민해 봐야 한다. 강사라면 강의의 분위기를 느낄 것이다. 

 

좋은 강사는 어떻게 할까?

1. 재미있게 한다. 학창 시절에 수업 중 웃으면 때리는 선생님이 있었다. 장난꾸러기 친구들이 이런 위험한 시간에 친구들을 웃게 하기 위해 장난을 쳤다. 선생님이 칠판을 향할 때 지우개 조각을 던져 친구를 맞추는 것이다. 이게 뭐가 웃기는지 우리는 이를 악물고 참다가 걸려 맞고, 얻어맞는 친구보다 웃어서 또 끌려가서 맞고, 줄줄이 맞았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재미없었지만, 수업시간은 짧게 느껴졌다. 반면 중학교 3학년 때 우리 담임선생님은 세계사 선생님이었는데, 수업시간에 항상 진지한 위트와 유머 설명의 센스로 가장 인기인이었다.(내가 훗날 강의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분이다.) 이 수업시간에 나는 키가 작아 맨 앞줄에 앉아있었는데, 노트필기도 하지 않고 연예인 콘서트 보듯이 입을 헤 벌리고 구경하다가 웃다가 즐겁게 수업을 받았다. 이상한 일은 집에서 한 번도 복습을 하지 않았는데, 내 중3학년 세계사 시험은 모두 100점이었다. 좋은 강사는 수강자를 웃긴다. 수강자를 자기편으로 만들어놓고 마음을 쥐고 흔든다. 이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기억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 좋은 강연영상을 보면 가끔 수강자의 모습을 비출 때가 있다. 그들의 표정을 밝으며 그들은 자주 고개를 끄덕이고, 심지어 감동하기까지 한다. 이런 게 좋은 강의다.

 

2. 시간약속을 지킨다. 만약 당신이 학원강사 또는 학교 선생님처럼 정기적인 시간에 강의를 한다면 시간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어기면 당당히 사과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지각하면 나무라면서, 본인들이 수업을 늦게 시작하거나 쉬는 시간이 지나도록 수업을 한다면, 몰상식한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학원에 수업도 잘하고 인기도 꽤 있던 선생님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아이들 점수가 잘 오르지 않았다. 아이들이 수업을 잘 따르는 분위기도 보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몇몇 아이를 불러 몇 가지를 물어봐서 결국 원인을 찾아내었는데, 이 선생님은 수업을 거의 5분 늦게 들어갔다. 아이들 입장에서 5분 늦게 수업이 시작되는 것은 시작할 시간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우리 학원은 45분 수업에 10분 휴식이었는데, 15분을 쉰(그나마 5분은 제대로 쉰 것도 아니다. 옆반에서는 이미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오히려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 선생님은 수업이 끝날 때즈음에 필이 받아서는 쉬는 시간을 넘어서까지 수업을 하기 일쑤였다. 아이들은 다음수업 전에 정리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다음 책도 꺼내놔야 하는데,,, 이 선생님은 왜 이리 자기 시간관리를 못하면서 아이들과 심지어 다음수업하는 선생님들께도 피해를 주는 걸까??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학원을 그만두긴 했지만, 이런 사람은 여러 가지로 실격이다.

다음에 오신 선생님께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수업 1~2분 전에 들어가 주세요.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책 펴라고 하지 마시고 스스로 정리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버릇을 들여주세요. 아이들이 완전히 집중하기 전까지는 수업을 시작하지 말아 주시고, 끝나는 시간 5분 남았을 때에는 중요한 내용을 진행하지 말아 주세요. 그냥 그날 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하거나 아이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시면 됩니다. 선생님들은 누구나 자신의 수업시간의 성역을 존중받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쉬는 시간의 성역을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선생님들은 존중할 것이다.

 

3. 무엇을 전달할지 목표를 세워 정하고 도달했는지 확인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한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들어오면 칠판에 삼색분필로 판서를 계속해 나갔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말씀도거의 없이 판서만 했다. 우리는 그저 받아 적기만 했다. 한 시간 내내 쓰다 보면 손이 아팠다. 나는 노트필기를 예쁘게 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비싼 펜을 구입해서 깔끔하게 적은 노트를 친구들에게 자랑하곤 했다. 그 당시 내 노트필기 한 것은 아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나는 이 과목에서 점수를 40점인가 맞았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이선생님은 뭘 하시는 걸까?

그냥 자습을 시키자니 자신의 양심에 걸려서 글씨라도 칠판에 쓰시는 것인가? 이 수업은 목표가 없다. 노트에 글자를 옮겨 적는 것이 그냥 목표였다. 반면 다른 선생님은 그냥 듣기만 해도 90점 이상 나오는 수업이 있다.

보자~ 아이들이 하루에 들어야 하는 수업은 최소 10시간이다. (학교 6 타임이상 학원 4 타임이상) 10번이나 수업을 듣다 보면 듣는 행동 자체에 목적을 잃어버린다. 열심히 글을 적고 수업을 듣고 이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나는 이 현상을 '침투가 안된다'라고 불렀다. 내가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데, 내 말이 아이들의 머리에 부딪혔다가 땅으로 전부 떨어진다는 뜻이다. 

수업에 목적과 중요비중요를 나눠 계속 상기시켜줘야 한다. 지금 너희가 어디쯤에 서있는지 지금 너희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놓친다. 아이들은 내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잘 모른다. 우리는 내색하지 않는 것이 무언가도 알아야 하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아야 한다. 좋은 강사는 자기가 준비한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때로는 학생이 필요로 하는 것을 꺼내어 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우울해 보이는 비 오는 날에는 강의실 불을 끄고 준비해 온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고는 했다. 5분 이야기해 주고 5분 쉬고 다시 수업을 하면 이 아이들은 이제 창밖이 아닌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곤 우리 선생님이 최고라고 학교에 돌아가 자랑하고는 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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